[커넥팅랩] 의료 분야로 확산되는 블록체인

중급9분 소요2022-08-19

의료업의 신뢰 구현 방식 변화

 의료업은 생명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다루는 특수한 사업 분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진을 비롯하여 진단 절차, 의료 데이터, 의약품 유통 등 의료의 전 과정에서 ‘신뢰’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동안 의료 분야의 신뢰는 병원을 중심으로 구축되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분야가 디지털을 기반으로 빠르게 발전할 때 의료 분야는 그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었습니다. 병원을 중심으로 폐쇄적인 관리를 통해 신뢰를 지켜왔던 방식 때문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의료 분야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비대면 생활양식 따른 디지털 도입이 필수가 되는 상황이 되며 블록체인이 신뢰를 담보하는 방안으로 사용되는 것입니다.

 

블록체인으로 관리되는 의료 데이터

 미국에서는 환자가 일반 병원에 예약 후 방문까지 평균 29일을 대기해야 합니다. 2014년에 발표된 평균 19일보다 오히려 늘어난 수치라고 하는데요, 환자 수 대비 의료진의 수가 더디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런 현상은 코로나19로 인해 의료 검진 수요가 증가되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요를 해결해 줄 서비스로 원격 의료가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원격 의료에서는 병원 내부의 폐쇄된 환경에서 관리되던 환자의 데이터가 온라인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그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환자의 데이터가 유출되거나 진료 과정이 해킹되어 조작된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의료 데이터의 관리에 블록체인이 더해진다면 신뢰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메디블록(medibloc), 미스블록(MISBLOC), 레몬헬스케어 등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 데이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전자의무기록)과 PHR(Personal Health Record, 개인건강기록)을 비롯하여 개인의 헬스케어 데이터까지 블록체인으로 관리되고 유통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환자의 의료 데이터가 블록체인으로 안전하게 관리되며 원격 의료를 비롯한 온라인 기반의 의료 서비스를 안전하게 이용하는 것을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간편한 보험 청구

 신뢰성을 갖춘 데이터 관리 체계가 확립되면 의료와 관련된 부가적인 서비스 분야에서도 사용자의 편의성은 증대됩니다. 대표적으로 보험금 청구 서비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교보생명은 블록체인 기반의 실손의료 보험금 자동청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병원 진료 내역을 블록체인으로 생성하여 보험금 지급조건에 충족되면 보험사로 전달하여 보험금이 지급되는 방식입니다. 가입자가 복잡한 서류를 통해 치료 내역을 증명하지 않아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편리하게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현재 서울 삼육서울병원, 상계 백병원, 서울의료원 등 일부 병원에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의약품의 효율적인 유통 관리

 의료 영역에서 블록체인이 적용되며 기대되는 또 다른 분야로 의약품 유통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인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약품은 유통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 관리, 가짜 의약품 유통 방지 등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 블록체인이 적용되면 의약품의 생산 관리를 비롯해 유통 과정에서의 온도, 습도 등의 정보를 위변조 없이 저장할 수 있습니다.


 2021년 1월 영국에서는 보건당국인 NHS(National Health Service)가 유통 과정에서 특정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코로나19 백신 관리를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의약품을 유통하는 것을 연구하고 있는데 삼성SDS가 시범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부산시에서도 블록체인 기반의 의약품 전용 콜드체인 플랫폼 사업을 진행 중이고, 식약처에서도 의약품의 제조 및 유통에 블록체인을 적용한 품질심사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의약품 유통 및 관리에 블록체인이 적용된다면 반품 재고까지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미국 내에서 제약사에 반품되는 의약품 규모는 연간 매출액의 3% 수준이라고 하는데 반품된 의약품은 신뢰도가 없기 때문에 폐기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반의 유통 체계를 통해 반품된 의약품의 진위 여부와 상태가 확인 가능해지면서 신뢰를 확보하여 재판매가 가능해질 수도 있습니다. 불필요한 자원의 낭비를 줄이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블록체인으로 완성되는 안전한 의료 체계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개방적인 환경에서도 신뢰를 확보하여 다양한 데이터들을 유통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그동안 보안과 안전이라는 목적하에 폐쇄적으로 관리되던 의료 분야의 혁신을 도울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향후 본격적으로 시작될 의료 마이데이터 사업 분야에서도 큰 활용가치를 지닙니다. 의료 분야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신약 개발에 도움이 되거나 환자를 위한 편의성 높은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블록체인은 안전한 의료 인프라 구축과 효율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될 전망입니다.

 

커넥팅랩. 현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