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팅랩] CES 2023로 살펴본 블록체인 트렌드

초급15분 소요2023-02-08

CES2022 대비 낮아진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도

1년 전 CES 2022에서 블록체인은 상당한 주목을 받았습니다. 사실 전자제품 제조사들이 신제품 전시가 주류를 이루는 CES에서 실물이 없는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 블록체인 산업이 주목을 받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CES 2022에서는 전년도에 없었던 블록체인 관련 패널 토론 세션이 다수 등장하는 등 블록체인에 대한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하였고,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FTX, 블록파티, 셀시우스 등 대형 기업들이 부스 전시나 토론 세션에 참여하는 등 이에 호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TV에 NFT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거나(삼성, LG) 블록체인 노드 기능이 추가된 전기차를 공개(인디EV)하는 등 타 산업분야에서도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사례도 많았습니다. 


반면 지난 2023년 1월초(5~8일)에 열렸던 CES 2023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도는 작년만 못했습니다. 주최측이 선정한 주요 토픽의 하나로 디지털자산과 NFT가 선정되었지만, 관련 사업을 전면에 내세운 전시부스는 거의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지난 1년간 테라-루나 사태, FTX파산 등 연이은 사건사고로 인해 비트코인 등 주요 디지털자산의 시세가 하락 추세였던 탓에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든 탓으로 생각이 됩니다. 



메타버스가 가져간 웹 3.0 키워드 

CES 2022에서 웹 3.0은 별도 토픽으로 선정되지는 않았으나, 블록체인 관련 토론 세션에서 많이 언급되며 관심을 받았습니다. 웹 3.0이란 현재의 웹 환경인 웹 2.0에서 보다 발전하여 개별 사용자에게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데이터를 분산저장하고, 이에 대한 소유권을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차세대 웹 환경을 말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웹 3.0의 핵심요소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어 웹 3.0의 기반기술로 각광을 받았고, 웹 3.0 개념이 메타버스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여지가 많아 블록체인 산업계에서도 새로운 먹거리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파라메타(舊 아이콘루프), 블로코, 코인플러그, 해치랩스, 체인파트너스 등 대다수의 국내 1세대 블록체인 기술기업들이 웹 3.0서비스 전문 기업으로 사업방향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올해 CES에서는 웹 3.0이 주요 토픽으로 최초 등장하였고, 메타버스와 함께 ‘웹 3.0&메타버스’로 행사 시작 전 주최사인 CTA가 선정한 5대 핵심 키워드에 선정되었습니다. 디지털자산/블록체인 전문매체인 코인데스크가 그간 전통 제조기업이 주로 자리를 잡았던 LVCC 중앙홀에 ‘웹 3.0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유력 웹 3.0 사업가 인터뷰, 관련 토론 세션 등을 진행한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코인데스크의 웹 3.0 스튜디오(출처: 저자 직접 촬영)]


그래서 본 행사에서 많은 블록체인 혁신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했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존에 웹 3.0의 대표주자로 인식되었던 Defi(탈중앙화 금융)나 X2E서비스 등 블록체인 기술이 중심이 되는 서비스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대신 주로 메타버스를 서비스하는 기업들이 웹 3.0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웹 3.0을 이야기하는 방식도 기존과는 조금 달라져서 메타버스를 위한 기반기술의 하나로 간주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블록체인 기업들이 웹 3.0과 메타버스를 이야기할 때는 ‘우리가 웹 3.0 기술을 통해 메타버스와 현실을 이어줄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면, 메타버스 기업들은 ‘우리의 메타버스 서비스가 이렇게 뛰어난데, 웹 3.0 기술을 이용하면 현실과도 연계할 수 있다’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트렌드1: 블록체인도 노코딩 시대

그럼에도 올 한해 블록체인 산업의 트렌드를 살펴볼 만한 흥미로운 전시가 다수 있었습니다. 우선 소개드릴 것은 향후 찾아올 본격적인 웹 3.0 시대를 대비한 블록체인 인프라 솔루션을 제안하는 기업입니다. 최근 IT업계에서는 AI기술을 활용하여 코딩 없이 클릭이나 말로 된 지시로 쉽게 앱·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노코딩(No-code)’나 이와 비슷하게 코딩을 최소화하는 ‘로코드(low-code)’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 그간 진입장벽이 높다고 평가받았던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이런 추세에 발맞추어 블록체인이나 코딩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어도 손쉽게 디지털자산이나 NFT를 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가 다수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를 잘 보여준 기업이 바로 우리나라의 블록체인 기술기업인 EQBR입니다.


EQBR은 CES 2023에서 나만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앱을 원스톱으로 손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인 ‘EQ허브’를 사전 공개했습니다. (2023년 4월 정식출시 예정) EQ허브를 사용하면 초심자도 30분만에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DApp(분산화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노드 개수 등 사용자가 선택한 옵션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는 월 구독 요금 정책을 도입하여 사용자 부담도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와 같은 서비스는 블록체인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에게 간편하고 효율적인 웹 3.0 전환방법이 될 수 있어 향후 전통기업의 웹 3.0 전환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 시점에 한번 주목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트렌드2: 디지털자산 없이 블록체인으로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

또한 블록체인 기술의 특장점을 활용하여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여전히 계속될 것입니다. 다만 최근 디지털자산 시세가 변동이 심하고, 세계 각국에서 디지털자산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심화됨에 따라 디지털자산의 발행을 배제하고, 블록체인 기술만 사용하는 사례가 증가할 전망입니다. 


관련하여 먼저 소개해드릴 기업은 지크입토입니다. 지크립코는 CES 2023에 영지식증명 기술을 활용한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 투표 서비스인 zK보팅(zkVoting)을 출품하였습니다. 영지식증명은 블록체인에서 거래를 할 때 상대방에게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은 채 자신이 특정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기술입니다. zK보팅은 이를 활용한 투표 시스템으로, 투표자가 합당한 자격이 있는 유권자인지를 확인하면서도 누가 어디에 투표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유권자의 신원과 투표 내용 등의 정보를 완벽히 보호할 수 있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아 CES 2023에서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CES혁신상을 수상한 zkVoting(출처: 지크립토)]


다음으로 소개드릴 기업은 육우의 탄소배출량 모니터링 플랫폼 ‘카우카본’을 출품한 멜리언스입니다. 멜리언스는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통해 소를 기르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을 효율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통해 소가 탄소 저감을 위해 노력한 농가에서 생산한 ‘저탄소 소’인지 인증을 해줍니다. 농가는 이 저탄소 인증은 NFT로 변환하여 탄소배출권의 형태로 판매할 수 있으며 탄소배출권 거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투명성을 보장할 예정입니다. 농가의 탄소 저감 노력을 실질적으로 자산화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멜리언스의 CES2023 전시부스 (출처: 저자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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