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팅랩] 블록체인, 글로벌 의료관광의 혈맥을 뚫어주는 핵심 요소기술
의료관광 대국으로 주목받는 한국
한국을 찾는 외국 의료관광객들이 폭증하는 추세입니다. 우수한 의료기술은 물론, 가격경쟁력 마저 갖춘 결과죠.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 수는 약 61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2022년과 비교했을 때 무려 144.2% 급증한 수치입니다. 정부가 2027년에는 의료관광객 수 목표를 70만 명으로 잡은 것도 이러한 성장세를 반영한 것이죠. 2024년 6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일본에서 서울을 찾은 의료관광객은 약 18만 명으로, 2022년의 2만여 명 대비 9가 늘며, 의료관광객 수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인 중국이 약 9만 명, 3위인 미국이 약 6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숫자죠.
[한국을 방문한 의료관광객 수(단위 = 명(%)]
주1) 괄호 안 수치는 전년대비 증감율, 주2) 2023년 수치는 60만5768명(144.2%)
출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전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경쟁력을 갖춘 의료관광 분야는 단연 피부과와 성형외과입니다. 대표적으로 2023년 서울을 찾은 의료 관광객이 급증한 배경에는 일본 관광객들의 피부과 방문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명동과 동대문 지역을 방문하여 쇼핑하고, 피부과 시술을 받고 귀국하는 여행코스가 큰 인기를 끈 것이죠. 이는 'K-뷰티’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효과이기도 합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일본인 환자의 75%가 병원이 아닌 의원급 시설을 찾았고, 그 중에서도 성형외과(38%)와 피부과(30%) 비중이 높았다고 합니다. 또한 "산업진작 차원에서 외국인이 병·의원을 이용하면 부가세를 환급해주는데, 과별로 피부과 성형외과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며, 의료관광객이 한국에 방문하는 구조적 이유도 설명해줬답니다.
최근에는 주로 피부 시술과 성형 위주로 몰리던 진료 분야도 종합 검진, 암, 외과수술 등 전반적인 의료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어, 한국을 방문하는 의료관광객 수를 비롯한 시장 규모가 향후 성장폭이 더 커질 전망인데요. 세계적인 흐름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국제무역청(International Trade Administration)에서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의료 관광객은 여러 가지 시술 및 치료 옵션에서 적게는 25%, 많게는 75%를 절약할 수 있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태국은 의료 관광의 주요 목적지 중 하나인데요. 특히 심장우회수술 비용은 태국에서 약 13,000달러로, 미국의 113,000달러에 비해 9배 가까이 저렴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저렴한 의료 인프라와 고도로 숙련된 의료 전문가를 갖춘 국가로 의료관광객은 계속 몰리게 될 전망입니다.
[의료관광 목적지 선택 시 고려 요인]
출처: 한국관광공사
이러한 추세에 따라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는 세계 의료 관광 시장이 2023년 241억 4천만 달러에서 2024년 292억 6천만 달러, 2032년에는 1,377억 1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예측 기간(2024~2032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은 21.4%를 기록하며 고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죠.
사일로(silo)화된 병원 및 결제 시스템이 의료관광 발전 저해
하지만 외국 환자들이 다른 국가를 방문해 의료 서비스를 누리려고 해도 병원 결제시스템은 여전히 과거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현금 사용, 신용카드 결제, 현금 인출 한도 제한, 송금 제한, 환전 등의 불편함을 겪는 경험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의료관광객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이죠.
특히 한국의 경우에는 의료 비용 결제를 위해 큰 금액을 국내 반입하기도 힘든 데다가 신용카드를 쓰려고 해도 글로벌 체인 카드를 발급해 등록해야 하고 절차마다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며 분할 납부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또한 한 번에 지불하는 카드 한도도 정해져 있어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닙니다.
의료관광업계 입장에서도 환자 유치에 따른 수수료 증가와 신용카드 결제 시 금융서비스 수수료가 고스란히 해외로 유출되는 문제로 손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원활한 의료관광을 지원하는 블록체인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주목받는 블록체인 업체가 있는데요. 바로 ‘에트힐 프로젝트(Etheal)’와 ‘메디토’입니다. 두 회사는 의료관광의 허들을 없애겠다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나, 에트힐은 블록체인의 투명성, 메디토는 블록체인의 가상자산에 집중한 점이 다릅니다.
에트힐 프로젝트는 헝가리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2018년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CES가 부대 행사로 주최한 ‘블록체인 경진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며 경쟁력을 인정받았죠. 에트힐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의료 관광에서 중개인을 없애고, 의사에 대한 투명한 정보를 공개하고, 환자들이 해당 분야 의사를 검색하고 가격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하고자 합니다. 단편적으로 가상자산 기반의 토큰을 활용해 환자들이 정확한 후기를 올릴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이를 통해 의사들은 중개인이 사라져 더 높은 이윤을 가져갈 수 있으며, 환자들은 거짓 후기 및 과대 광고성 후기 등을 올릴 수 없도록 해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장점이 있죠.
메디토는 2022년 설립된 국내 블록체인 업체입니다. 메디토는 의료관광용 스테이블 토큰인 메디토(Medito; Medical Tourism Token)를 개발하였는데요. 메디토 토큰은 법정화폐인 원화(KRW)를 기반으로 1대1 페깅(pegging)합니다. 고객이 제1금융권에 원화를 예치하면, 메디토는 예치한 금액만큼의 메디토 토큰을 발행해주죠. 고객은 발행된 메디토 토큰을 이용해 병원에서 손쉽게 결제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모바일 간편 결제 및 이용자 간 송금을 통해 편리성을 높였습니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소프트웨어의 무결성을 확보하여 운영비를 절감하고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메디토는 메디토 토큰을 통해 현금이 필요 없는 의료관광을 실현하고, 이 수익을 지역사회와 관광객에게 되돌려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블록체인의 기술 특성 중 무엇에 집중하는가에 따라 의료관광의 허들을 제거할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향후 블록체인 기술이 지속 성장 중인 의료관광 시장에 어떤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커넥팅랩 민준홍
[커넥팅랩] 블록체인 기술 활용으로 티메프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을까
다음 글[커넥팅랩] 항만의 역사를 다시 쓰는 블록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