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과 양적완화가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
테이퍼링이란?
테이퍼링(tapering)이란 정부가 경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실행했던 양적완화를 중단하거나 점진적으로 규모를 축소해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테이퍼링에 대해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양적완화란?
양적완화는 시장에 돈을 푸는 정책으로, 중앙은행이 정부나 시중은행으로부터 직접 증권(주식, 채권, 국고자산 등)을 매입해 통화량을 늘리는 전략입니다.
사실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에 나설 때 사용하는 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monetary policy tool)은 양적완화가 아니라 금리인하(interest cut)입니다. 경기 침체기인 경우 금리를 낮춰서 기업이 저금리로 투자 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하고, 가계 대출 확대를 통해 소비지출을 늘리도록 유도해 경기회복을 도모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준금리를 제로(0 ~ 0.25%) 수준으로 하락시켜 더 이상의 금리 인하 수단을 사용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연준・Fed, 이하 연준)는 금리인하가 아닌 상당 기간 저금리를 유지하는 초완화통화정책(ultra accommodative monetary policy)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것을 지속해 시장에 알리기 위한 ‘선제적 안내(forward guidance)’라는 새로운 수단을 도입했습니다.
처음에 연준은 2015년까지 기준금리를 0~0.25%로 유지하겠다며 시점 기준(calendar-based)을 통한 선제적 안내를 했습니다. 이후 연준은 실업률(unemployment rate)이 6.5% 아래로 떨어지거나 인플레이션이 2.5%를 넘어설 때 금리인상을 검토한다는 일정 요건(threshhold-based) 충족 기준으로 선제적 안내를 더욱 강화하면서 양적완화를 함께 실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돈이 시장에 유입되게 되면 과잉유동성(excessive liquidity)으로 풍부해진 자금은 고수익을 좇아 주식 등 위험 자산으로 유입됩니다. 이렇듯 위험 자산 가격이 높아지면 가계 가처분소득(household disposable income)이 높아져 소비가 늘어나는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즉, 주택·주식가격 상승 → 가계 가처분소득 증가 → 가계 소비지출 확대 → 제품 수요 증가 → 기업 공장가동률 상승 → 신규 고용 창출 → 가계 가처분 소득 추가 증대 → 제품구매 추가 확대 → 신규 채용 추가 확대라는 선순환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양적완화를 무한정 지속할 수는 없습니다. 경기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양적완화를 지속할 경우 돈이 과도하게 풀려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경기가 나아지기 시작하면 기존의 양적완화를 축소 또는 중단합니다. 이러한 양적완화의 축소가 바로 '테이퍼링'인 것입니다. 양적완화의 축소 또는 중단 조치는 그동안 주식 등 위험 자산으로 흘러간 풍부한 유동성이 점점 사라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 사이에선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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