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팅랩] 블록체인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정책
한국은 3년간 정부사업을 통해 6,179억 원 상당의 경제적 파급효과 창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Korea Internet & Security Agency)은 2021년 12월 「블록체인 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 및 기여도 분석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부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블록체인에 약 2,080억 원 투자함으로써 약 3,324억 원의 생산, 약 2,855억 원의 부가가치, 3,185명의 취업을 유발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했습니다.
[2019~2021년 블록체인 정부사업 예산규모]
[2019~2021년 블록체인 정부사업 경제적 파급효과]
이머징 기술(Emerging Tech)의 경우 주류 기술로의 성장 가능성이 미지수이기 때문에 초기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이때 정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위 사례처럼 정부가 이머징 기술에 직접 투자함으로써 국가의 미래 먹거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산업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반대로 이머징 기술이 규제의 장벽에 막혀버린다면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요? 정부의 직접적인 투자를 유치하는 것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고, 이는 기술의 성장 가능성을 막아버릴 수 있습니다.
주요국은 기술의 성장 가능성을 저해하는 규제 불확실성 제거 노력 중
주요국들은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규제 일변도의 법안을 상정하고 발의하는 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방향의 법안은 어떤 기술의 성장성을 저해하고, 나아가서는 국가의 성장성을 저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2022년 5월 포브스가 미국 의회에 제출된 블록체인에 관한 법안 50개를 살펴본 결과, 규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목적의 법안들이 주요 목적 중 하나로 구성되었습니다.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패트릭 맥헨리(Patrick McHenry) 의원은 디지털자산 명확화 법안(H.R.5496)을 발의했습니다. 이 법안은 디지털자산이 증권으로 간주되지 않도록 탈중앙화 특성이나 기능을 갖출 때까지 3년 동안 규제 집행을 유예해야 한다는 세이프 하버(Safe Harbor) 규정의 법제화를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습니다. 세이프 하버란 특정 행위가 현행법을 위반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도록 하는 관습법 원칙입니다. 세이프 하버를 적용한다는 것만으로도 기술과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2023년 1월, 하원 금융 서비스위원회의 산하에 의회 최초로 '디지털 자산 소위원회'가 신설됐습니다. 디지털 자산 소위원회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관리 감독이지만,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강화하는 모범 사례와 정책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한 미션입니다. 실제로 소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프렌치 힐(French Hill) 의원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실시간 결제 시스템 도입이 이른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이 핀테크와 블록체인 등의 기술이 혁신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일본은 2018년 코인체크 거래소 해킹 사건으로 약 5,600억 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이후로 산업 규제를 강화했으나, 웹 3.0에 대해서는 산업 육성책을 마련해 나가고 있습니다. 일본 총리 기시다 후미오(Kishida Fumio)는 2022년 10월 디지털 전환 추진의 국정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일본을 웹 3.0 투자처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22년 7월 일본 경제산업성은 웹 3.0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웹 3.0 정책 추진실'을 설치하는 등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 자민당 세무위원회는 디지털 자산 분야의 신규 기업의 미실현 이익은 법인세 납부를 면제해주는 법안을 승인하며 법적 지원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중국도 과거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기성 거래를 방지하고자 거래소와 ICO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강경한 조치를 해왔으나, 최근 NFT에 대해서는 정책적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중국 문화관광부 직속 중국 문화미디어 그룹의 자회사인 중전열중문화발전은 2023년 1월 '중국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中国数字资产交易平台)' 출범식을 통해 향후 NFT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한국의 신수종 산업 육성 및 경제적 파급효과 극대화 방안은?
한국에서도 의회를 중심으로 12개 이상의 블록체인 관련 법안들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디지털 자산의 불공정 거래를 차단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국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법안도 중요하지만, 산업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육성 법안도 필요한 실정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3년간 정부가 블록체인에 투자한 결과 약 3,324억 원의 생산유발, 약 2,855억 원의 부가가치유발, 3,185명의 취업유발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했습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국내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정책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커넥팅랩. 민준홍
[Up!Too Weekly] 2월 4째주 디지털 자산 주간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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