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프로치 #1] 디지털 자산 시장에 미치는 매크로의 핵심을 담다

by 투자자보호센터조회 8272024-04-11

I. 금리가 중요한 이유


유동성의 증가는 시중에 주식, 부동산, 디지털 자산 등으로 유입될 수 있는 자금의 증가를 의미한다. 시중 유동성을 측정하는 주요 지표인 미국 M2(광의통화)는 그간 꾸준히 증가해 왔으며, 특히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제로금리와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비트코인 탄생 이후 지금까지 미국 M2와 비트코인 가격 상관관계는 0.84로 시중 유동성이 디지털 자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1 또는 -1에 가까울수록 뚜렷한 상관관계 존재). 또한 3년 단위로 상관계수 변화를 추적해 보면 M2와 비트코인 가격이 양의 상관관계(+영역)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연준의 긴축 정책으로 인해 미국 M2는 약 60여년 만에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M2가 다시 증가하기 위해서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준금리는 2023년 11월 FOMC에서 5.25~5.50%로 동결된 후 지속적인 동결이 나타나고 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맞물려 디지털 자산 시장의 유동성 개선이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언제일까? 2024년 1월 FOMC에서 파월 연준의장은 ‘3월 FOMC 때 금리 인하를 할 정도로 자신감을 가질 수준에 도달하지 않을 것 같다’라고 언급하며,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가능성을 경계했다. 하지만 2023년 9월, 11월 FOMC에서 인플레이션 목표 수준 2% 도달을 위한 추가 정책 강화(Extent of additional policy firming)라는 표현이 사용되었고, 12월 FOMC에서는 혹시 있을 정책 강화(Any additional policy firming)으로 바꾸면서 기준금리의 정점을 시사했다. 24년 1월 FOMC에서는 이런 표현마저 삭제하며 미 연준은 사실상 금리 인상 사이클의 마무리를 인정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는 5.25~5.50%로 만장일치 동결되었다. 점도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금리 중간값은 4.625%로 25bp씩 3번의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 이에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파월 연준의장의 신중론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파월 연준의장은 4월 3일 스탠포드 대학에서 열린 경제 정책 포럼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 커지기 전까지 정책 금리를 낮추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금리 인하를 위해 더 큰 자신감이 필요하다는 파월 연준의장의 발표로 인해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는 상황이다. 현재 CME FED Watch에 따르면 시장의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61.5% 수준이다. 최근 PMI(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등 예상보다 강한 미국 경제지표 발표가 지속되는 가운데, 당분간 파월 연준의장의 신중론은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II. 자산배분 관점에서 본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2,100만 개로 한정된 공급량과 반감기를 통한 가치보존 특성으로 인해 디지털 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비트코인은 금과 유사하게 포트폴리오 리스크-리턴을 최적화할 수 있는 자산으로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을까?


비트코인이 1억 원에 도달한 가운데 2024년 4월 8일 기준 금 선물 가격 또한 2,357.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 가격 상승 원인으로는 1)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2) 안전자산 수요 증가에 따른 각국 중앙은행 및 중국 소비자들의 금 매수 확대 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금과 비트코인의 가격 상관관계(3y rolling correlation)를 보면 디지털 자산 시장의 특수성이 있었던 크립토 윈터 기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3년 하반기 이후 금과 비트코인간 가격 상관관계가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산배분의 기본 개념은 투자자산 간 상관관계를 고려해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최대한 낮추면서 최적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다. 불안한 매크로 환경이 지속될수록 포트폴리오 위험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요 자산군과 비교한 비트코인 수익률은 지난 10년간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또한 전통 자산군과의 상관관계를 보면 평균 0.27로 낮은 편에 속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른 자산과의 낮은 상관관계는 곧 비트코인이 카운터파티 리스크에 대한 헷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스크-리턴 최적화를 위한 비트코인 적정 보유 비율은 얼마일까? ARK Invest 시뮬레이션 자료에 따르면 포트폴리오 내 비트코인 최적 보유 비중은 2015년~2017년 1% 이내, 2018년~2022년 6% 이내가 적정했지만, 2023년은 19.4%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비트코인이 새로운 투자 옵션을 넘어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필수 요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제도권 진입 이후 적극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위한 비트코인 편입 사례는 갈수록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III. 위기 속 빛나는 비트코인


비트코인의 제네시스 블록에는 ‘구제금융을 앞둔 영국 재무장관’이라는 런던 타임즈의 헤드라인이 담겨있다. 이는 비트코인이 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신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러한 함의로 인해 2013년 키프로스 정부 위기 당시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부각되기도 했었다. 향후 기존 금융 시스템의 위기가 발생할 경우 비트코인의 헤지 성격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경제 지표들을 살펴보자. 미국 국가부채는 2024년 3월 처음으로 34조 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2024년 이후 하루 평균 100억 달러 규모의 부채가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이자부담과 맞물려 부채 증가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또한 미국 상업용 부동산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 2025년말 만기가 다가오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규모는 약 5,600억 달러 규모로 전체 부동산 대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고금리와 공실률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대출을 실행한 미국 소형 은행의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 


미국 디폴트 우려가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의 달러 안정성 위협이 대두되자 중국 인민은행은 외환자산 규모를 다변화하고, 금 비축량을 지속적으로 늘려왔으며,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의 국가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 추진 등 달러 영향력에서 벗어나려 노력하고 있다. 향후 미국 정부의 부담이 증가할수록 이를 대비하기 위한 헷지 거래가 증가할 것이며, 비트코인의 활용 또한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