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트랜드 ‘예측시장’, 어떻게 볼 것인가

by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조회 842025-12-23

연말 디지털 자산 시장의 예측시장 섹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 디지털 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12월 17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규제 기반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와의 협업으로 예측시장 서비스에 진출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주요 거래소인 크립토닷컴(crypto.com), 로빈후드(Robinhood) 등도 비슷한 협업을 준비 중입니다. 제미니(Gemini)는 아예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인가를 취득해, 직접 예측시장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바이낸스 창업자 창펑자오(CZ) 역시 예측시장 점유율을 적극적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CZ는 12월 4일 자신의 X를 통해 BNB체인에서 예측시장 신규 플랫폼이 출시된다고 공지했습니다.  바이낸스가 인수한 모바일 Web3 지갑 서비스 ‘트러스트 월렛’ 이용자층 약 2억 2,000만 명의 사용자 기반이 핵심의 성장 동력으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본 이미지는 생성형 AI를 이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돈’, ‘트래픽’...두 마리 토끼 동시에


거래소들이 일제히 예측시장 선점에 나서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분석됩니다. 우선 표면적인 이유는 잠재적인 수익원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입니다. 크립토 데이터 플랫폼 듄 애널리틱스와 키록의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월 1억달러 미만이던 예측시장 베팅 규모는 올 11월에는 130억달러를 넘는 규모로 확대됐습니다.


자연스럽게 기업 가치도 크게 올랐습니다. 칼시의 경우 올해 비상장 상태에서 기업가치가 2배 넘게 증가하며 110억달러를 달성했습니다. 폴리마켓 역시 최대 150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추가 투자 유치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아직 대중화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은 디지털 자산 업계 입장에서는 예측시장 특유의 폭발적인 트래픽도 매력적입니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와 카말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의 승패를 두고 무려 40억 달러의 베팅이 있었습니다. 양 후보 캠프의 선거 자금 합산액인 25억달러의 1.6배 많은 돈이 선거 승패 예측에 몰린 셈입니다. 


미국 주력지들은 폴리마켓의 베팅 결과를 거의 매일 경마식으로 보도했습니다. 대선 투표 당일과 전후로 전 세계에서 수억회의 페이지뷰가 발생했으며, 구글 트렌드에서도 'polymarket' 검색량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2024년 미국 대선 당시, 미국 거주자들은 공식적으로 폴리마켓을 이용할 수 없는 처지였다는 것입니다. 2020년 대선 당시 폴리마켓의 월간 거래자 수는 2000명에 불과했지만 2024년 대선에는 21만4000명으로 급증했고, 이제 미국 영업이 가능해진 다음 대선때는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미국 정가 영향력도 커질 가능성 높아


디지털 자산 업계가 규제에 상당히 취약한 신흥 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거래소들의 예측시장 진출에는 또 다른 숨겨진 포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바로 여론조사 플랫폼 선점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민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무나 함부로 사업을 영위할 수 없습니다. 정해진 기준을 충족한 적격 사업자만 시장 진입이 가능합니다. 여론조사 내용과 형식에도 세세한 제약이 적용됩니다. 하지만 최근 폴리마켓의 빠른 성장을 살펴보면 예측시장 기반 데이터가 기존 여론조사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미 2024년 미국 대선 때부터 블룸버그를 비롯한 주요 금융 플랫폼들은 폴리마켓의 데이터를 투자 보조 자료로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대중은 이를 ‘가장 정확한 실시간 지지율’처럼 인식하며 소비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자산 리터러시가 부족한 일반 대중은 예측 마켓의 베팅을 마치 여론조사 결과처럼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이 부분과 관련된 규제는 아직 없는 상태입니다. 선거 승패를 다루는 이벤트까지도 허용할 것인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갈등이 있지만, 현재 예측시장 플랫폼들이 1심을 승소한 상태로 미국 법원의 항소심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만약 거래소들이 예측시장을 통해 미국 선거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향후 미국의 디지털 자산 정책은 보다 시장 친화적으로 흘러가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흥행 시장’...선제적 대응 필요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예측시장은 2026년 디지털 자산 시장의 주요 트랜드 중 하나로 떠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한국과 한국 투자자들은 이런 세계적인 흐름에서 어떤 처지에 있을까요. 


우선 한국 사람이 폴리마켓에서 베팅에 참여할 경우, 도박죄 적용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스포츠토토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인허가를 받지 않은 베팅 서비스는 형법·국민체육진흥법·게임산업진흥법 등에서 금지되는 사행 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 예측시장 플랫폼에서 벌어지는 베팅 이벤트 자체를 막을수는 없습니다. 이미 2022년부터 폴리마켓에서는 한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베팅하는 상품이 거래되어 왔습니다. 2025년 대선 때는 시장 베팅액이 총 1억1381만달러(한화 약 1600억원)까지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CFTC는 올해 미국에 예측시장 도입을 부분 허용하면서 '규제 양성화' 논리를 꺼내들었습니다. 어차피 흐름상 막을 수 없는 변화라면 도박성이 없는 예측 상품에 한해서, 엄격한 규제 인프라 안에서 소비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는 것입니다. 한국 역시 예측시장 확산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글로벌 흐름과 괴리되지 않기 위해, 선제적 규제 정비와 제도 설계를 검토해야 할 시점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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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