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희 변호사의 Focus] 로맨스 스캠 주의보

by 한서희조회 31622022-02-14

요즘에 데이팅앱을 사용하시는 경우가 많이 있죠. 해외 기반 앱도 많이 있습니다. 텔레그램이나 왓츠앱을 통해서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을 받는 경우도 있고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해외 기반 앱을 통해서 DM을 받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 흔하게 발생하는 사기 사례에 대해서 오늘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처음부터 B씨를 알고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어느 날, B씨가 제 별그램 사진이 마음에 든다고 친하기 지내고 싶어 DM을 보내와 알게 되었죠. 호기심에 B씨의 별그램을 갔는데 외모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화려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 같더라구요. 그래서 답장을 보냈어요. 그랬더니 곧장 텔레그램 ID를 알려주더라구요.


영국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B씨는 전 세계를 다니며 여러 가지 사업을 하고 있고 상당한 부를 이루었다고 했어요. 물론 처음에는 의심하기는 했죠. 하지만 일등석에 앉아 있는 사진, 손목에 찬 명품시계, 거기다 세미나 하는 모습까지 있는 별그램 사진을 보니 거짓말 같지는 않더라구요. 가끔씩 새로 올라오는 사진 역시 비행기를 타고 오가는 모습, 회의하는 모습들이어서 믿게 되었어요.


연락은 주로 메신저로 주고받았어요. 오늘 밥은 잘 먹었는지, 하루 일과는 어땠는지 묻고 제가 착할 것 같다, 자신의 이상형이라고도 하더라구요. 그리고 가끔씩 자신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통해 일상을 보여주기도 했어요. 제 얼굴이 보고 싶다고 해서 저도 사진을 보내주기도 했구요. 그렇게 한 2주 정도 연락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그 사람의 연락을 기다리게 되더라구요.


그러던 어느 날, B씨가 자신의 수익표를 보여주며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저도 부자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자기가 돈을 벌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지금 하고 있는 것 때문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궁금한 마음에 그게 뭐냐고 물어봤죠. 그랬더니 코인을 추천하더라구요. 돈을 보내달라고 하면 무시하려고 했었는데... B씨는 자신이 알려주는 링크에 들어가서 어플을 깔고 거기서 시키는대로만 하면 된다고 하더라구요.


어플을 설치하니 알림창에서 이더리움을 보내라고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이더리움이 뭔지도 잘 몰랐어요. 그냥 하라는대로 거래소에서 이더리움을 사서 보냈어요. 그랬더니 정말 수익이 나더라구요. 처음에 보낸 것보다 이더리움 수량도 점점 늘어나고 1주일이 지나니 평가금액으 2배 정도 되더라구요. 


그래서 인출을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어플이 작동하지 않는 거에요. 삭제 후 다시 다운로드 하라는 메시지가 나와서 어쩔 수 없이 삭제하고 다시 다운로드하여 설치하고 로그인을 했는데. 갑자기 제 계정이 없다고 하는 거에요. 놀란 마음에 B씨에게 연락하니 그럴리 없다고 하면서 다시 해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안 되는 거에요. 문제는 그 다음 날 부터 B씨가 연락이 되지 않았다는 거에요. 그런데도 별그램에는 사진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제가 댓글에 ‘이 사기꾼아’라고 댓글을 다니 별그램 계정마저 사라져 버렸어요.


물론 경찰에 신고도 했죠. 하지만 경찰에서는 별그램과 텔레그램 모두 해외 사업자이기 때문에 B씨의 신원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하더라구요. 또 B씨가 외국인이라 더더욱 어렵다고 해서 저는 제 이더리움을 전송한 지갑주소만 신고할 수 있었어요.



사례에서 A씨는 소위 로맨스 스캠을 당한 것입니다. 연애를 빙자해서 금전을 갈취하고 그 뒤에 사라지는 수법입니다. 사기범들은 성공한 사람처럼 자신을 꾸며 접근한 뒤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여 유대감을 형성합니다. 그리고 피해자가 믿을 수 있도록 사진, 수익표 등을 보여주며 신뢰를 쌓은 뒤 범행을 저지릅니다.


해외에 기반을 둔 SNS를 통해 접근한 사람으로 부터 사기를 당할 경우 사기범의 신원을 확인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본사가 해외에 있는 경우 우리나라 사법당국에서 정보를 요구해도 거부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 외국 사업자들은 개인정보와 관련된 내용의 제공을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신원확인을 확인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해외 기반 SNS 등을 통해서 대화를 나눌 때는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전송한 URL 링크를 누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해당 링크를 눌렀을 경우 피싱프로그램이 다운될 가능성이 매우 크며, 피싱프로그램으로 인해 나의 거래소 ID와 비밀번호, 심지어 노트에 저장되어 있는 프라이빗 번호까지 탈취될 수 있습니다.



한서희변호사

법무법인(유한)바른 

4차산업대응팀 팀장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