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식 PD의 크립토 세상] 완전한 ‘프라이머리’를 찾아라
가난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느님께 소원을 빌었다.
“하느님…. 제발 부자가 되게 해 주세요.”
시간이 흘러 어느덧 노인이 된 청년은 여전히 하느님께 부자가 되게 해달라고 빌고 있었다. 그런 그를 보다 못한 하느님이 결국 그의 앞에 나타나 이렇게 물으셨다.
“도대체 얼마면 되는데?”
프라이머리와 구체성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희망’을 갖는다는 것이다. 생존과 번식의 본능만 가지고 살아 희망이 필요 없는 동물과 달리 인간은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산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는 늘 ‘수익’이라는 희망을 갈구한다. 지금보다 더 많은 부가 축적되길 원한다. 이를 위해 정보를 수집하면서 먹고 먹히는 경쟁에 뛰어든다. ‘언젠가 부자가 될 것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그런데 부자의 척도인 ‘돈’을 얼마나 벌어야 할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돈이 ‘프라이머리(Primary)’라면 규모는 ‘구체성’의 문제다. 프라이머리는 ‘가장 우선시하는 것’이며 최종목표를 의미한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돈을 많이 벌겠다’라는 프라이머리가 강하게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잘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구체성이다. ‘얼마큼’을 벌겠다는 구체적인 수치 없이 무작정 ‘많이 벌겠다’고만 한다. 부자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청년 앞에 하느님이 결국 모습을 드러낸 것은, 구체적 목표 없이 기도만 하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왜 구체적이어야 할까
주식이나 디지털자산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다.
“결국 장기투자가 정답이다.”
끈기를 가지고 오랜 시간 동안 투자한 사람이 종국에 큰 수익을 가져가는 것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장기 투자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는 것이다. 투자 기간과 목표 수익률을 구체적으로 정해 놓으, 중간에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나름의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연하게 부자가 되고 싶다는 꿈만이 머릿속에 맴돌면 부자가 되기는 힘들다. 꿈을 이루기 위한 구체화가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제까지 얼마를 벌어야지’하는 식의 구체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구체성이 중요한 이유는 행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건네는 “조만간 밥 한번 먹자”라는 인사를 보자. 구체적인가? 아니다. 이 인사는 곧 ‘밥 먹지 말자’라는 의미로 치부될 정도로 진정성 없는 표현으로 간주된다. 이 말보다는 “다음 주 수요일 저녁에 시간 되면 밥 한번 먹을까?”처럼 정확한 시간을 제안하는 것이 훨씬 구체적이며, 진정성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진정성은 생각을 행동으로 이끄는 원동력이다. 결국 구체성은 진정성을 만들어 목적 달성으로 안내한다.
디지털자산 시장처럼 변동성이 심한 곳일수록 구체성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심리에만 의존해 투자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며, 이는 아무런 목표없이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조객배 신세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큰돈을 벌어야지’하는 막연한 생각이 아니라, ‘1년 동안 1천만 원의 수익을 달성하겠다’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 구체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세컨더리를 없애라
크립토 윈터(디지털자산 투자 침체기)를 말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디지털자산 시장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비트코인이 바닥을 찍고 상승을 향해 방향을 틀면서 디지털자산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보다 구체적인 투자 프라이머리를 세워야 한다. 구체화를 통해 진정성 있는 결과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세컨더리(secondary)를 없애는 것’이다. 세컨더리는 프라이머리를 보조하는 것이 아닌 방해요소다. 쉽게 말해 내가 하나에 집중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자꾸만 딴생각이 든다면, 그것이 바로 세컨더리인 것이다.
이 세컨더리를 없애야 온전하게 내가 원하는 목표인 프라이머리를 달성할 수 있다. 디지털자산 시장은 주식시장보다 훨씬 변동성이 큰 시장이다. 따라서 자신이 생각하고 바라는 목표를 향해 흔들리지 않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내가 투자한 디지털자산에 대한 믿음을 갖지 못하고, 급락한 것에 휘말려 불안감 같은 세컨더리가 찾아온다면 신속하게 정리해야 한다.
- 정성식PD
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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