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식 PD의 크립토 세상] 투자노트 작성이 꼭 필요한 이유
아침에 눈을 뜨면서 동시에 머리맡에 두었던 스마트폰을 켠다. 그리고 제일 먼저 하는 일. 바로 전날 투자한 코인이 올랐는지 떨어졌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이런 일상이 늘 반복된다. 오늘 아침도 어제와 다르지 않게 반복된다.
<어느 투자자의 아침 단상>
코인 투자가 일상이 되어버린 투자자라면 남 얘기가 아닐 것이다. 주식시장과는 다르게 24시간 거래가 진행되는 곳이기에 무분별하게 빠져버리면 아침인지 밤인지 구분을 못할 정도로 허우적거리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허다하다. 많은 코인 투자자들이 “도대체 내가 어쩌다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수도 없이 반복한 투자이지만 막상 뒤돌아보면 자신이 어떤 투자를 해왔는지, 어떤 방식으로 선택을 해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투자를 결정할 당시엔 나름 충분한 고민이 있었겠지만, 자신만의 기록이 없었기에 아무것도 기억 못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어릴 적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주어지는 공통된 숙제가 있었다. 바로 ‘일기쓰기’다. 하지만 노는 것에만 온통 신경이 쓰일 나이이기에 일기는 한꺼번에 몰아 쓰곤 했다. 하루 이틀 미루다 결국 학교에 가기 하루 전날 밤을 새워 밀린 일기를 쓴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날짜가 맞지 않는 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기억 속의 사건들을 머릿속에서 끄집어내 하루하루의 이벤트로 포장하면 그뿐이었다. 일기는 그저 숙제였고 부담이었다. 그런데 그 시절 학교에선 왜 일기를 쓰라 했을까?
오늘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투자노트’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일기를 쓰듯 하루하루 자신이 결정했던 투자활동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투자하기도 바쁜데 왜 투자노트까지 써야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면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결정 과정의 기록’은 투자에 있어 중요한 지침이 되기 때문이다. 투자 결정을 내릴 때의 근거와 생각을 기록함으로써, 나중에 그 결정이 성공적이었는지, 실패했다면 어떤 부분에서 잘못되었는지 분석할 수 있다. 이는 미래의 투자 결정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둘째, 투자에 있어 객관성을 유지해준다. 투자노트를 정리하는 것은 시장의 변동성에 휘둘리지 않고, 객관적인 투자 원칙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투자 노트를 쓰다 보면 자신의 투자 원칙과 목표를 명확히 기술해 두기 마련이다. 투자에 성공한 사람들의 투자비법이나 습관 등을 적어두는 경우도 많다. 이런 글은 감정에 치우친 투자성향을 막아주어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마지막으로 꾸준히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 올바른 투자자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투자 노트에 시행착오들을 기록함으로써 자기 잘못을 객관적이고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하여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일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투자 스타일과 성향을 파악하고,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을 향상한다.
투자노트를 거창하게 작성할 필요는 없다. 많은 양을 써 내려갈 필요도 없다. 중요한 점은 반드시 적고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생각만으로 진행된 투자는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희미해져 성공적인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 요인을 찾아낼 수 없으며 실패했을 경우에도 지난 실패를 기억하지 못해 또다시 실패가 반복되게 된다. 결국 남는 건 책망하고 있는 자신뿐이다.
투자의 대가 피터 린치는 “당신이 소유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왜 소유하고 있는지를 알아라(Know what you own, and know why you own it)” 라는 말을 통해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 결정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투자에 대한 기록을 잘 남겨야 함을 강조했다.
성공한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전하는 성공 비결은 늘 어려운 곳에 있지 않았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법에 의사들이 늘 지나친 음주와 흡연을 금하고 꾸준히 운동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성공 투자도 기본을 지키고 이어가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투자노트를 작성하고 습관화하는 것도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자신을 위한 든든한 방패막이가 될 것이다.
- 정성식PD
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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