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팅랩] 안전한 중고 거래를 장려하는 NFT 영수증

초급12분 소요2023-09-14

소비자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시장이 바로 중고차 시장입니다. 최근 5년 동안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등록된 중고차 상담 건수는 4만 3,903건으로, 이 중 947건만 피해 구제가 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단 2.2%에 불과한 수치입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왜, 중고차 매매 시장에서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을까요? 답은 ‘정보의 비대칭성’에 있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이란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UC버클리 조지 애컬로프(George Akerlof) 교수가 선보인 개념으로, 이후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은 구매자와 소비자 간 정보가 불균형하거나 불완전한 경우, 즉 정보의 비대칭성이 커질수록 합리적인 가격으로 거래할 가능성은 점차 줄어들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정보의 비대칭성이 큰 시장을 레몬 마켓(Lemon Market)이라고 부릅니다.



레몬 마켓의 해결사로 주목받아 온 블록체인 기술

블록체인은 산업 태동기부터 레몬 마켓에서 지적 받아온 정보의 비대칭성을 낮추어 줄 기술로 주목받았습니다. 2018년 독일 자동차 제조사인 BMW는 블록체인 스타트업 DOVU와의 협업을 통해 주행거리 조작을 방지하는 프로젝트에 돌입한 바 있습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차량은 주행거리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데 동의하고, 그 대가로 BMW로부터 디지털 자산을 보상으로 받아 차량 관리 서비스를 받을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같은 해 프랑스 자동차 제조사인 르노는 관리 시스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 '비체인(Vechain)'을 적용했습니다. 비체인은 자동차 제조단계에 발급한 ID를 바탕으로 자동차 유지보수가 발생할 때 데이터를 자동으로 갱신하도록 한 시스템입니다.



리셀 시장에서도 해결되지 않는 진위확인 문제

최근에는 중고 시장의 범위가 리셀(Resell) 시장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리셀 시장이란, 특정 제품을 구매한 이후 재판매하는 시장을 의미합니다. 


점차 규모가 커진 리셀 시장의 경우 국내 거래 규모가 2022년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2021년 7,000억 원의 규모였으나 2023년에는 1조 5,000억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미래 소비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의 명품시장 참여율이 늘어나면서 리셀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셀 시장도 과거 중고차 시장과 동일한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바로 정보 비대칭 문제입니다. 리셀 시장의 경우 플랫폼 기업들이 중간에서 제품에 대한 진위확인 검수를 체크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2022년 커머스기업 무신사와 리셀플랫폼기업 크림 간 명품 티셔츠에 대한 진품 여부에 대한 진실 공방이 이어졌던 사건과 같이 리셀 플랫폼 기업의 판단에 대한 신뢰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2023년 8월 발표된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리셀 플랫폼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2022년 137건으로 전년 대비 251.3%가 급증했습니다.


NFT 기술을 적용해 결제하는 순간, 진위확인 완료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이 비합리적인 매매를 근절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BC카드가 국내 출원한 ‘결제 영수증 기반 NFT’ 특허를 꼽을 수 있습니다. 결제 영수증 기반 NFT는 영수증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NFT(대체불가토큰)으로 생성해 활용하고자 하는 아이디어입니다. 


보통 영수증에는 품목명, 결제금액, 구입일시, 가맹점 정보 등 세부내역이 기록됩니다. 따라서 판매자가 설명과 다른 상품을 제공하거나 최초 구매 금액 등을 속이는 등의 문제가 사라져, ‘최초의 1마일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최초의 1마일 문제란, 블록체인에 최초로 정보를 입력할 때 초기 정보 자체가 진실한지 보장하지 못하는 문제를 의미합니다. 바로 이 최초의 1마일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구매자는 안심하고 중고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것입니다.


NFT 생성 과정도 굉장히 단순합니다. 소비자가 명품을 구매하며 받은 종이 혹은 전자 영수증을 BC카드의 금융 플랫폼 ‘페이북’에 올리면, 해당 이미지가 블록체인에 NFT로 자동 저장돼 BC카드가 제공하는 디지털 지갑에서 열람과 송수신이 가능합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중고 거래를 가능하게 만드는 블록체인 

'오늘도 평화로운 중고나라’라는 인터넷 유행어가 있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높은 중고 거래의 경우 상호 거래자 간 쉽게 속일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사건 사고가 일어납니다. 바로 이 점을 반어법으로 해석한 것이 바로 '오늘도 평화로운 중고나라'입니다. 하지만 중고 거래 시장에 블록체인이 적용되면, 문자 그대로 '오늘도 평화로운 중고나라’가 되지 않을까요? 


블록체인이 가진 투명성과 불변성의 특성은 레몬 마켓을 정보의 비대칭성이 사라지고 좋은 품질의 제품이 거래되는 시장인 피치 마켓(Peach Market)으로 전환할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회사가 적용하고 있는 블록체인이 중고 시장의 문제점(Pain Point)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다 같이 주목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커넥팅랩. 민준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