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팅랩] 스포츠 산업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다면?
선수와 시스템, 우승을 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
영국의 ‘레스터(Leicester)’라는 도시를 아시나요? 레스터는 영국 중부에 있는 인구 30만 명의 소도시입니다. ‘레스터시티’는 레스터를 연고로 한 중소 축구 구단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창단된 1884년 이래로 하위리그를 전전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2015/2016 시즌에도 베팅 업체들은 레스터시티의 우승 확률을 0.02%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시즌 결과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레스터시티가 창단 132년 만에 EPL에서 우승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레스터시티가 만들어 낸 놀라온 성과를 ‘동화’라고 부르며, 찬사를 보냈습니다. 그렇다면, 레스터시티의 우승은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우선, 레스터시티에는 우수한 선수들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선수로 제이미 바디(Jamie Vardy)와 리야드 마레즈(Riyad Mahrez)가 있습니다. 치료용 부목 공장에서 일하며 주급 5만 원의 8부리그에서 축구를 시작한 제이미 바디는 EPL 최다인 11경기 연속골 신기록을 세우며 득점 2위로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19세까지 프랑스 빈민가에서 길거리 축구를 하다가 프랑스 5부리그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한 리야드 마레즈는 EPL 동료들이 뽑은 MVP에 선발됐습니다.
그리고 선수들을 뒷받침해 줄 시스템이 있었습니다. 컨디션 관리 전문가, 과학 분석가, 근력강화 담당자, 영양사, 심리학자 등 다방면의 전문 지식을 갖춘 코칭스태프와 7명의 스포츠 과학 스태프가 체계적인 관리 프로그램을 가동해 시즌 동안 부상자를 단 2명으로 막아, 전력이 이탈되는 상황을 사전에 막아낸 것이 핵심 비결입니다. 레스터시티의 동화는 기적이 아닌 과학이었습니다.
무명 선수를 발굴할 기회를 제공하는 블록체인
아름다운 동화를 써낸 레스터시티의 사례처럼, 좋은 선수와 양질의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무명 선수들을 포함해 전체 인원이 너무 많고, 주로 스타 플레이어 및 1군 선수들의 세부 스탯 위주로 에이전트, 구단 등이 정보를 관리하기 때문에 투명하게 정보가 관리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제이미 바디와 리야드 마레즈와 같은 선수가 상위 리그로 스카우트될 가능성이 작다는 점은 늘 문제로 지적되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선수에 대한 합당한 가치평가를 바탕으로 모든 선수가 공평한 기회를 부여받고 안정적인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하고자 스포츠 산업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바로 ‘프로젝트 위드(Project With)’입니다. 프로젝트 위드는 선수의 이름, 키, 몸무게 등 민감도가 낮은 데이터를 블록체인 내부에 안전하게 저장/관리합니다. 반면, 선수의 의료 기록과 같이 민감도가 높은 데이터는 암호화된 저장공간에 저장하고, 해당 데이터 소유권자의 요청에 의해서만 데이터를 출력하도록 하여 개인정보 이슈를 최소화했습니다. 또한, 구단과 선수 간의 매칭, 선수에 대한 평가 및 팬과의 교류 기회 마련 등이 플랫폼에서 투명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프로젝트 위드는 상위권의 구단과 선수보다는 정보의 취약 지대에 있던 하위리그 선수와 구단 간의 새로운 이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 아마추어 선수의 셀프PR을 통해 프로로 경력을 이어 나갈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공공분야 사업에 선정되며 관련 프로젝트 활성화
2023년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주관하는 ‘2023년 블록체인 공공분야 집중·확산’ 사업 중 하나로 ‘블록체인 기반 스포츠 선수 이력 및 실적관리 플랫폼 구축’ 사업이 최종 선정되며, 관련 프로젝트가 활성화되는 추세입니다.
대한체육회가 제안한 과제는 다양한 스포츠 협·단체에서의 활동, 대회 등의 성적 등 스포츠 관련 증명서를 모바일로 발급받아 대학 진학이나 취업과정에서 편리하게 제출하는 서비스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증명서를 종이로 출력해 입시처 등에 수기 제출해야 하는 기존의 방식 대신, 디지털 형태로 전환하여 온라인으로 제출처에 전송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대한체육회는 종이 출력의 최소화, 우편량 절감, 시간 및 절차 단축, 사용자 비용절감 등 환경보호 및 ESG 경영에 한 단계 나아가고, 경기 실적 등 이력 정보의 위·변조 및 유출을 원천 차단하여 스포츠 산업의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스포츠 산업에 블록체인이 가진 기술의 힘이 적용되는 사례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블록체인이 어떻게 스포츠 산업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나갈지 기대가 됩니다.
커넥팅랩. 민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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