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가치평가법 기타 모델
우리가 흔히 접하는 Stock-to-flow 모델 외에도 디지털자산에 대한 수많은 가치평가 방법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디지털자산의 유형을 가치저장수단, 증권형, 유틸리티형으로 구분한다든지 경제학적 이론에 근거하여 모델을 설정해본다든지 또는 DAU(일일 활성화 유저)를 기반으로 가치를 추계해보는 방법 등 정말 다양한 방식의 논의가 있었습니다. 그중 디지털자산업계에서 유명 인사 또는 업체가 제시했던 일부 모델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Chris Burniske
디지털자산 애널리스트이자 투자자인 Chris Burniske은 경제학의 ‘화폐 수량 이론’을 토대로 디지털자산의 가치를 평가했습니다. ‘화폐 수량 이론’은 다음의 공식을 뜻합니다.
M : 통화량
V : 화폐의 유통속도
P : 자산의 가격
Q : 총생산량
Chris는 이 공식을 디지털자산에 다음과 같이 고스란히 대입합니다.
M : 디지털자산의 가치
V : 디지털자산의 유통속도(하루 동안 코인의 소유주가 바뀌는 평균 횟수)
P : 디지털자산의 가격
Q : 디지털자산의 총발행량
M = P*Q/V = 디지털자산의 시가총액 / 디지털자산의 유통속도를 계산하면 디지털자산의 가치를 추계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Vitalik Buterin
이더리움을 대표하는 인물이자, 디지털자산 및 블록체인 업계를 이끄는 대표적인 인물 중 한 명인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은 크리스 버니스케(Chris Burniske)가 언급했던 화폐수량 이론에 근거를 두고 조금 더 심화한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P : 디지털자산의 가격
Q : 디지털자산의 총 발행량
T : 거래량(시간당 거래량의 경제적 가치)
H : 1/V(거래 전 디지털자산 보유 시간)
P = T*H/Q = T/Q*V을 계산하면 디지털자산의 가치를 추계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Chris의 공식과는 조금 다른 형태지만 디지털자산의 유통속도(V)에 반비례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습니다. 다시 말해, 투자자들이 디지털자산을 오랫동안 보유할수록 디지털자산의 가치는 높아진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블록체인 네트워크 밖에서 이루어지는 거래로 인해 디지털자산의 유통속도를 수치화시키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한계를 갖습니다. 전 세계에는 수많은 중앙화된 거래소와 탈중앙화된 거래소(DEX), 장외거래시장(OTC) 등이 형성되어 있으며 시장의 종류 및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디지털자산의 유통속도를 지닙니다.
Hashed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가상자산 운용사인 Hashed가 2019년경 전통적인 가치평가 방법론을 적용하여 디지털자산 LUNA에 대한 가치평가를 시도한 사례가 있습니다. 현재 거대한 생태계를 가진 독자적인 프로토콜로 성장한 LUNA는 2019년 당시 탈중앙화 결제 네트워크에 가까웠으며 그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방법론을 제시했습니다.
전통 자산시장인 주식시장에서는 주식의 가격을 계산할 때 가장 기본적으로 ‘주가 = 시가총액/발행주식 수’라는 공식을 이용합니다. Hashed는 이러한 공식에 기반하여 다음과 모델을 제시합니다.
LUNA의 가격추정치 = 연 환산거래량*수수료율*보상배수/스테이킹된 LUNA의 총량
Hashed에서는 이 공식을 모델로 삼아, LUNA의 시가총액을 현재 총수수료 수익에 미래성장성을 반영한 보상배수(Multiple)을 곱하여 계산했습니다.
1) 연 환산거래량
2019년 11월 기준 온체인 거래량이 9,000억 원이었으며 거래 규모는 평균적으로 매달 35%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며 몇 달 동안 비슷한 성장세를 가정함
2) 수수료율
출시 초기인 2019년 9, 10월 수수료가 0.05%이었으나 11월이 되며 2배 상승했고 11월 말 콜럼버스3 하드포크로 5배가 증가한 0.5%를 적용함
3) 보상배수
결제 관련 기업의 주가 PER을 비교하여 정하여 Amex 13, Visa 34, Mastercard 39, Paypal 50, Adyen 111을 비교대상으로 삼았는데 높은 성장률을 감안하여 보수적인 20과 낙관적인 60의 평균인 40을 기준으로 함
4) 스테이킹된 LUNA의 총량
11월 당시 약 2,200만 개였는데 보수적인 관점으로 매달 최대 500만 개씩 증가하는 것으로 가정함
이러한 가정을 기반으로 추계했을 때 2019년 12월 0.9달러, 2020년 1월에는 1.22달러, 2020년 2월에는 1.61달러가 나왔습니다. 당시 LUNA 가격이 모델의 예상 범위 안에 들어왔으며 앞으로 높은 성장성을 가질 것이라는 결론을 냈습니다.
끝으로
이외에도 NVT Ratio모델, 메트칼프의 법칙(Metcalfe's law)을 적용한 모델, INET Valuation Model, Daily Active Addresses를 이용한 모델 등 다양한 가치평가 방법들에 대한 시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탄생한 이후 지금까지도 대부분의 디지털자산 시장참여자들이 동의하는 합의된 가치평가 모델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는 시장참여자들이 특정 디지털자산의 내재가치를 합의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뜻하며 시장의 불안정성(변동성)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일반 이용자들이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경우 여전히 가치를 측정하여 거래하는 것이 아닌 감정적인 방식으로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디지털자산 가치평가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이고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이용자 본인 또한 공개된 여러 정보를 활용하여 스스로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추후 시장 참여자들에게 널리 인정받는 가치평가 모델이 등장한다면 디지털자산 시장이 더 안정적이고 성숙한 시장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디지털자산 가치평가법 stock-to-flow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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