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팅랩] 오디널스와 레이어2 비트코인의 생태계 확장을 위한 여정
뜨거운 비트코인 생태계 확장 움직임
최근 상승하는 가격만큼이나 비트코인 생태계 확장을 향한 움직임이 뜨겁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초기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비트코인은 백서에서 그 성격을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으로 밝히고 있듯이 애초에 결제 및 송금에 초점을 맞춰 설계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이 불가능하며, 이 점은 ‘스마트 컨트랙트로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을 표방하며 후대에 등장한 이더리움과 가장 구분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러한 비트코인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여러 시도가 등장하면서 비트코인의 생태계가 결제·송금 이외의 분야로도 크게 확장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례로 NFT와 관련한 다양한 통계를 제공하는 크립토슬램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NFT 판매량에서 비트코인 기반 NFT가 이더리움 기반 NFT를 앞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림: 이더리움NFT의 거래량을 추월한 비트코인NFT (출처: 크립토슬램, ’24.4.11.기준)
오디널스의 등장과 비트코인 NFT
이더리움, 솔라나 등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NFT 발행이 비트코인에서도 가능하게 된 것은 바로 ‘오디널스(Ordinals)’의 등장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오디널스는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 출신인 ‘캐이시 로더머’가 2023년 1월에 비트코인의 스크립트를 응용해 만든 프로토콜로, 비트코인의 최소 거래 단위인 사토시(1sat=0.00000001BTC)에 임의의 데이터를 새겨 넣어 개별 추적 및 전송이 가능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오디널스를 통해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 개발 코드 등 다양한 데이터를 비트코인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직접 저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오디널스를 통해 ‘둠’과 같은 1인칭 FPS 게임을 구동하는 사례도 등장했습니다.
또한 데이터 저장을 포함하여 각 사토시 별로 개별적으로 번호를 부여하기 때문에 비트코인 블록체인에서 대체불가능성(non-fungibility)을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오디널스 도입에 따라 가장 먼저 활성화된 것은 비트코인 기반 NFT입니다. 이더리움의 NFT 표준 형식인 ERC-20을 따라 BRC-20으로 명명된 비트코인 기반 NFT는 출시 직후부터 거래 시장이 활성화되었고, 서두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현재는 이더리움 기반 NFT의 거래량을 뛰어넘은 상황입니다.
[그림: 오디널스를 활용하여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업로드된 FPS게임]
오디널스의 부작용과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의 반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오디널스를 활용하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블록 최대 크기인 4mb에 달하는 직접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하여 비트코인 NFT가 발행되고 있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이더리움 기반 NFT가 이더리움 블록크기의 한계에 따라 실제 데이터는 IPFS 방식을 활용하여 외부에 저장하고, NFT에는 실제 데이터가 저장된 링크를 기재한 메타데이터가 첨부되는 방식과 대비되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특징은 비트코인 NFT의 인기 요인 중 하나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BRC-20 NFT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고, 거래량이 폭증함에 따라 비트코인의 거래 수수료가 크게 올라 일부 거래소에서 일시적으로 비트코인 출금을 중지하거나, 일부 지역에서 비트코인 사용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트코인만이 유일하게 가치 있는 가상자산이라고 주장하는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 진영을 중심으로 오디널스를 제한해야한다는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비트코인의 본질적인 가치와 상관없는 낙서(데이터)를 비트코인에 추가하는 것이 불필요한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오디널스와 관련된 논쟁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결과가 어떻게 되든 비트코인 생태계의 발전을 위한 귀중한 토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니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실만합니다.
비트코인의 블록체인 트릴레마를 해결하고자 하는 레이어2
오디널스와 함께 비트코인 생태계의 확장을 시도하는 프로젝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비트코인 레이어2’입니다. 우선 간단하게 레이어1과 레이어2에 대하여 설명드리면, 레이어1은 블록체인의 기초를 이루는 네트워크를 말합니다. 레이어1 블록체인은 다른 네트워크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네트워크 내 거래를 검증하고 완결시킬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의 기반으로 작동하게 됩니다.
자체 메인넷을 가지는 대다수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여기에 해당되며, 비트코인·이더리움이 대표적인 레이어1 블록체인 네트워크입니다. 레이어2는 레이어1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으로, 기존의 레이어 네트워크만 가지고서는 ‘블록체인 트릴레마’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블록체인 트릴레마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특성상 확장성, 보안성, 탈중앙성을 모두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나타내는 개념입니다. 비트코인이 높은 수준의 보안과 탈중앙성을 확보했지만, 상대적으로 확장성이 낮은 부분이 바로 블록체인 트릴레마의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레이어2는 기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별도의 네트워크를 추가하여 블록체인 트릴레마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주로 보안과 탈중앙성을 유지하면서 확장성을 늘리고 거래비용을 낮추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더리움의 샤딩(sharding)과 같이 연산 부담을 레이어2에 맡기고, 연산 결과에 대한 검증 값을 레이어1에 분산 저장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레이어2는 확장성 문제가 먼저 제기되었던 이더리움에서 우선 등장하여 발전하였으나, 최근에는 이를 활용하여 비트코인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레이어2의 요건과 이에 대한 논란
주요 요건과 사양이 명시된 이더리움의 레이어2와 달리, 비트코인의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는 잠적할 때까지 비트코인 레이어2를 정의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비트코인 매거진에서 2024년 2월에 비트코인 레이어2에 대한 보도 준칙을 발표하면서 비트코인 레이어2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 바 있습니다. 첫째, 기초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사용할 것(Use bitcoin as is native asset). 둘째, 결제 매커니즘으로 비트코인을 사용할 것(Use bitcoin as a settlement mechanism to enforce transaction). 셋째, 비트코인에 기능적으로 의존하여 구현될 것(Demonstrate a functional dependence on Bitcoin).
그러나 위와 같은 비트코인 매거진의 비트코인 레이어2의 정의에 대해 많은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는 수많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범람하는 비트코인 레이어2 프로젝트를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있지만, 비트코인 매거진의 기준을 준수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비트코인 레이어2를 둘러싼 논쟁과 대표적인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한번 다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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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팅랩] 디지털 자산 유통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S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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