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팅랩] 해운 물류 분야에 적용되는 블록체인
비효율적인 해운 물류 프로세스
해운 물류는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상품의 90%가 유통될 정도로 중요한 무역 채널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글로벌 상품들이 해운 물류를 통해 수출입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해운 물류를 위해서는 내륙 운송업자, 선사, 수출업자, 수입업자 등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사업자들뿐만 아니라 세관, 검역, 은행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도 참여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련 프로세스가 매우 복잡하고, 중개 과정도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해상 운송을 한 번 진행할 경우 20여 개 기관의 승인과 최대 200회의 의사소통 과정이 필요하며, 무역 서류 처리 비용은 해상 운송 비용의 20%까지 차지할 정도라고 합니다.
이러한 해운 물류를 효율적으로 만드는데 블록체인이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정보의 공유가 실시간으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되는 비효율적인 구조를 블록체인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복잡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다수에게 오가는 상황에서 블록체인을 통해 보안과 업데이트의 신속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반의 트레이드렌즈 등장
해운 물류에 블록체인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로 트레이드렌즈(TradeLens)를 꼽을 수 있습니다. 트레이드렌즈는 글로벌 선사(船社) 머스크(Maersk)와 IBM이 합작법인을 설립하여 출시한 블록체인 기반의 물류 플랫폼입니다. 수출입을 위해 물류가 처리되는 과정을 블록체인으로 기록하여 중개하는 역할을 합니다. 블록체인 원장을 통해 컨테이너의 이동 내역을 쉽게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에 발생되던 수많은 문서와 이메일, 수작업 등을 블록체인으로 간략히 처리할 수 있고, 그만큼 수수료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선적, 통관, 내륙 운송, 하역, 검역 등을 비롯한 수출입 신청, 금융 및 세관 처리 등 여러 과정이 각 담당자들 간의 개별적 업무로 이메일, 팩스 등을 통해 처리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컨테이너가 어떠한 상태에 있는지, 어떤 이유로 처리 과정이 지연되는지 등을 각 참여자들이 알기 어려웠습니다.
트레이드렌즈를 활용하면 모든 참여자들이 위변조가 불가한 운송 관련 정보들을 추적하여 현재 상태와 과거의 이력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공급망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들이 적시에 정보를 확인하고, 운송 절차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또한 IoT 센서를 통해 컨테이너의 온도와 무게, 선적 물품의 상태 정보 등도 블록체인으로 추가하여 관리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 해운 물류와 블록체인 기반 해운 물류의 비교]
<출처: 한국금융연구원>
효율성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블록체인 기반 해운 물류
재밌는 것은 트레이드렌즈는 중립성과 보안을 보장하기 때문에 머스크나 IBM도 권한이 없는 정보에 접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머스크와 경쟁하는 글로벌 선사들도 트레이드렌즈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머스크와 물동량 순위로 1위를 다투고 있는 MSC를 비롯해 CMA CGM, 하팍로이드(Hapag-Lloyd),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등 글로벌 대형 선사 6개 중 5개사가 트레이드렌즈에 참여 중입니다. 업계에서는 세계 컨테이너 선복량의 60%가 트레이드렌즈를 통해 관리된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항, 홍콩항,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호주 관세청, 코스타리카 관세청, 캐나다 관세청 등 전 세계 200여 개의 해운항만 단체를 비롯하여 HSBC 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의 금융권도 트레이드렌즈에 합류했습니다. 덴마크,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스페인 등 일부 국가에서는 디지털 통관관리 플랫폼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은 해운업계에 전면적으로 블록체인이 도입된다면 세계 전체의 국민총생산(GDP)가 4.7%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효율성 덕분에 시간이 갈수록 해운 물류 업계의 블록체인 도입은 확대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커넥팅랩. 현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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