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팅랩] 블록체인, 웹3 스마트폰에 탑재돼 생태계 확장의 포문을 열다
온라인을 맴돌던 블록체인, 스마트폰을 기점으로 실생활에 파고들다
블록체인은 그간 대중에게 많이 들어본 단어로서 익숙하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기술로 생소했습니다. 이런 간극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블록체인 개발사들이 블록체인을 일상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스마트폰에 블록체인이 어떻게 파고들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분야에서 가장 진취적인 기업은 미국 블록체인 개발사 솔라나(Solana)입니다. 솔라나는 자회사 솔라나 모바일을 통해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사가(Saga)를 2022년 6월 22일 공개했습니다. 솔라나는 사가가 웹3에 최적화된 스마트폰으써 첫 발을 내딛길 원했는데요. 웹3 헤비유저를 타겟팅한 사가는 솔라나 생태계에 더 많은 개발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도구로 기획됐습니다.
이는 사가의 사양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가는 6.67인치 120Hz OLED 디스플레이에 512GB 스토리지, 12GB 램, 퀄컴 스냅드래곤8 플러스 젠1 칩, 후면 카메라는 500만 화소와 1,200만 화소 듀얼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성능은 특별하지 않죠. 심지어 솔라나 관계자 마저 “아직 카메라 화질이 떨어진다. 하드웨어 최적화가 진행 중이므로 카메라 화질도 개선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사가의 매력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바로 사가의 가장 큰 매력은 솔라나 모바일 스택(Solana Mobile Stack, SMS)입니다. 솔라나 모바일 스택은 개발자들이 손쉽게 모바일 환경에서 블록체인 지갑과 디앱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라이브러리 세트와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키트입니다.솔라나 모바일 스택의 초기 버전은 ‘모바일 지갑 어댑터(Mobile Wallet Adapter)’, ‘시드 볼트(Seed Vault’), ‘안드로이드용 솔라나 페이(Solana Pay for Android)’ 등 총 세 가지의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모바일 지갑 어댑터'는 기존 안드로이드 앱에 솔라나 블록체인 지갑을 연결하기 위한 프로토콜입니다. 이미 잘 구축된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활용하기 위한 기능이죠.
'시드 볼트'는 개인 비밀번호와 계정복구(시드) 구문을 기기 내 프로그램과 다른 계층에서 보관하면서, 애플리케이션 거래에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보안 체계입니다. 디지털 자산 거래가 많은 웹3 헤비유저들에게는 꼭 필요한 기능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솔라나 페이'는 익히 알고 있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와 같이 안드로이드의 QR코드 또는 NFC탭을 활용해 일반 가맹점에서 솔라나 기반의 디지털 자산으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기능입니다. 향후 오프라인 가맹점이 늘어날 경우 유용하게 쓰일 기능입니다.
‘2023년 최악의 휴대폰’이라는 평가도 들었으나, 시대를 앞선 것일 수도…
하지만 사가는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발매 가격은 1,000달러였지만, 사전 예약이 2,500대에 그치는 뼈아픈 결과를 낳았고, 결국 599달러까지 가격을 낮췄습니다. 미국 유명 테크 유튜버들로부터 2023년 최악의 휴대폰이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가는 블록체인 산업의 오랜 숙원이었던 실사용 사례를 만들었다는 의의를 가집니다. 사가의 설계와 제조를 담당한 협력사 OSOM 설립자 제이슨 키츠는 “웹3라는 미래를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하드웨어 회사가 필요하다. 과거의 레거시 생태계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분명 사가는 모든 블록체인이 아닌 솔라나 디지털 자산 생태계만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실용성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웹3 상용화를 목표로 출시된 최초의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미국의 IT 전문 유튜버 마르케스 브라운리는 “(사가는) 시대를 앞선 제품일 수도, 완전히 쓸모없는 제품일 수도 있지만 그 자체로 디지털 자산의 현신”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웹3 스마트폰을 대중화시키고자 하는 시도는 지속 진행 중
하지만 솔라나는 웹3 스마트폰 대중화라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솔라나는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현지시간 2024년 1월 16일 예약판매를 시작했습니다. 기능은 전작과 동일하지만 디자인이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가격은 전작보다 저렴한 450달러로 책정됐습니다. 2022년과 차이점은 대중들의 반응이 다릅니다. 출시 24시간 동안 선주문 2만 5,000건, 30시간 만에 3만 건, 3주 만에 6만 건을 달성하며, 2022년 출시된 사가의 판매량을 가뿐히 넘겼습니다.
과거 솔라나 공동 설립자 아나톨리 야코벤코는 “글로벌 약 70억 명이 스마트폰 사용하고, 1억 명이 디지털 자산 보유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와 디지털자산 보유자는 둘 다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웹3 스마트폰의 성공적인 미래를 점쳤었습니다. 부진의 굴욕에도 굴하지 않고, 웹3 스마트폰을 대중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은 이어지고 있는데요. 2025년 새롭게 출시되는 솔라나 사가 챕터2는 그들의 바람대로 웹3 헤비유저의 필수품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커넥팅랩 민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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